마음동산꾸미기 제9기 교육을 마치며

조회 수 1558 추천 수 0 2011.07.11 19:54:31
김선화 *.173.67.91
날짜 : 2011-07-11 

마음동산꾸미기 제9기 교육을 마치며

 

강원도 평창이 2전3기 끝에 2018년 동계올림픽 개최지로 결정되었다는 소식에 온 나라가 들떠 있는 날, 덕분에 여러 수고한 사람들의 애썼던 이야기가 뉴스로, 특집방송으로 연이어, 쉴 새 없이 전파를 타고 있는 오늘은 마음동산꾸미기 9기 마지막 날이다.

 

그동안 비가 너무 많이 내려 여기저기에 물 피해가 나서 안타까웠지만 그래도 부산은 많이 심하지 않아 다행이다. 마음 깊은 곳까지 울리는 빗소리와 그 친 뒤의 싸함 때문에 비(雨)는 좋아하지만 그러나 ‘제발 오늘은 뽀송뽀송 하길...’, 어제 저녁부터 부탁했는데 그 보람이 있어 아침에는 비가 그쳤지만 그건 아이들이 교육원으로 오는 길을 편하게 해 주었고, 밖으로 나가지는 못했다.

 

밖에서 하는 교육은 참 좋다. 밖에는 그동안 모른 척 했던 햇살이, 바람이, 나무가 환함과 향기로 말을 걸어오는데 그때 기분은 말도 못하게 좋다. 오늘은 그냥 실내에서 명상하고 실루엣 그림으로 두 사람이 하는 이야기를 자기가 만든 상황에서 엮어 써 보는 공부, 그리고 동시의 내용에 알맞은 그림이나 작은 사진의 연결그림 그리기를 했다.

7월12일은 6학년을 대상으로 국가학업성취도 평가가 있다. 이 시험은 전국 대비, 시교육청별, 단위 학교별 성적 순위가 공개 된다. 요즘 우리 교육의 화두가 학력증진이어서 전 학년이 모두 부진아 구제를 위해 보충지도를 하지만 특히 6학년이 치르는 이 시험은 순위가 매겨지고 공개되니 학교의 명예도 있고 해서 그 준비 과정이 좀 빡빡하다.

 

보통 일선 학교에서는 학년 초에 치르는 진단평가 결과가 기준에 미달되는 아이는 담임이 아이의 결손부분을 찾아 거기서부터 단계별로 가르치고, 평가하면서 그 때마다 미달된 아이들의 학력결손부분을 보충지도 한다. 어떤 아이들은 계속 미달이기도 하고, 어떤 아이는 통과했다가도 다음 단원에서는 미달이 되어 보충지도를 받기도 한다. 미달 아동이 계속 있으면 이 과정은 1년 동안 계속 된다.

 

그런데 정말 열심히 반복학습을 해도 계속 그 자리에서 머물고 있는 아이 중에는 지금은 비록 부진아로 남아 시험지와 씨름하고 있지만, 나중에 사회에 나가면 누구보다 잘 살 것이라 믿어지는 아이가 가끔 있다. 그런 아이는 대체로 밝은 낯빛으로 친구들과 잘 지내고 다른 친구들이 기피하는 청소나 심부름을 선선히 하며, 아는 만큼 성실하게 숙제를 해 오는 아이다. 담임의 눈에 그런 애는 솔직히 방과후 시간까지 아이들과 씨름해야하는 피곤과는 상관없이 참 예쁘다. 반대로 시험성적도 좋고, 숙제도 잘 해 오고, 아는 것도 많은데 미래가 걱정스런 아이도 있다. 나약하고 이기적이라 사회성이 부족한 아이를 보면 그런 염려가 된다. 이런 두 부류의 아이들을 만나면서 나중에 아이가 맞닥뜨릴 세상을 잘 살아가는 데에는 시험 성적이 절대 기준이 아니라는 것이 내 솔직한 생각이 되어 버렸다.

 

시험성적은 최하위권이지만 내 눈에는 종이에서 곧 튀어 나올 것 같은 무서운 호랑이를 감쪽같이 그려내는 아이가 있고, 역시 공부보다는 몸을 움직여 춤을 추거나 공을 차거나 달리기를 할 때 세상에서 가장 아름답게 웃는 아이도 있다. 그런 아이가 정말 있다. 옷을 색깔 맞추어 멋스럽게 잘 챙겨 입거나 어려운 심부름을 정확하게 완수하는 아이도 있다. 공부도 못하고 말도 어눌하고 숙제도 깔끔하게 해 오지 않지만 당번도 아닌데 쓰레기통 비우는 심부름을 흔쾌히 하고 내 자리 뿐 아니라 옆 친구의 자리도 청소하는 어여쁜 아이가 분명 있다. 그런 모습은 내 눈에도 예쁘지만 나중에 그 아이를 고용한 사용주나 함께 사업을 꾸려갈 동업자의 눈에도 역시 믿음직스럽게 보이지 않을까? 내가 교사임을 알고 자기는 시골에서 자랐는데 초등학교 4학년까지 한글을 못 떼다가 어느 날 갑자기 한글이 눈에 들어오면서 비로소 제대로 공부를 했다는, 지금은 능력있는 공무원으로 잘 살고 있는 사람의 이야기를 직접 들은 적이 있다.

 

그 때는 옛날이라 그럴 수 있지만 지금 그래서는 사회의 낙오자가 되어 뒤처지는 삶을 살게 될거라는 학부모의 염려에 공감하면서도, 그래도 백년대계인 우리 교육의 큰 틀은 모든 사람의 인생이 지식으로 승부하는 것은 아니고 지식을 받아들이는 두뇌의 물꼬가 트이는 것에도 개인차가 있음을 인정하고 모든 정책을 세워야한다는 것이다. 대체로 공부 잘하는 아이가 그림도 잘 그리고, 노래도 잘 부르기는 하지만 공부는 못 해도 유난히 그림그리기를 좋아하고 몰입하는거나 어릴 때는 몰랐는데 커 가면서 뚜렷한 능력을 발휘하는 아이가 있지 않은가?

 

뭐 이 정도쯤은 주위에서 보고 들어 알고 계실만한 상식이 아닌지...

 

이렇게 쓰고 보니 나라의 녹을 먹으면서도 무책임한 나쁜 교사 같지만 아이들이 자신의 인생을 살아가는데 필요한 지적수준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평범하고, 요즘은 시절이 좋아 컴퓨터의 마우스만 클릭하면 온갖 분야의 지식과 정보가 널려 있는데 그렇게 자꾸 머리에 꾸역꾸역 집어넣지 않아도 된다는 것을 말하고 싶은 거다. 또 학력도 중요하고 수업기술이 교사의 중요한 능력임은 틀림없지만 교사는 공부만 가르치는 사람, 성적 올리는 사람이 아니라 사람다운 도리, 올바른 인성이 무엇인지 일러 주고, 아이들이 지금 배우고 앞으로 배울 지식이나 기능이 사람다운 도리 위에 뿌리 내리도록 학부모와 아이에게 안내하고 일러주는 것이 그 역할임을 배워 알고 있기 때문이다.

 

비유를 하자면 같은 들판의 풀을 먹어도 소가 먹으면 우유가 되고, 뱀이 먹으면 독이 되는 것처럼 올바른 인성의 바탕 위에 지식이나 기술이 뿌리내려야 그 지식과 기술이 진정 사회와 국가구성원을 위해 쓰인다는 것이다. 공부 잘 하는 아이의 실수나 잘못은 유독 너그럽고 관대한 우리 사회의 풍토가 머리만 크고 윤리나 도덕에는 무감각하고 개념 없는 괴물을 길러내는 것은 아닌지, 그런 기형아를 생산해 내는 사회구조로 그런 기형인간들이 나중에 엘리트로 대접받는 세상,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

 

기가 막히고 코가 막혀 썩은 냄새가 진동하는 시궁창인줄도 모르고, 거기에 뿌리 내려 키운 지식은 뱀의 독이 되어 우리에게 부메랑처럼 되돌아온다. 우리들의 얼굴이 모두 제각각인 것처럼 DNA에 드리워진 무늬도 제각각인데 획일화된 잣대로 측정하려는 것부터가 어긋난 것임을 알아차려야겠다. 무엇보다 사람다운 도리를 깨우치는 것에서 우리나라 백년대계를 시작해야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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